테크 이야기

애플 아이팟 공식 단종, 21년만에 막을 내리는 아이팟의 역사

3Khan 2022. 5. 17. 00:30

 

source - Apple
 
애플은 지난 5월 11일, 아이팟 시리즈의 공식적인 단종을 발표하였는데요.

"음악은 계속된다" 라는 제목으로 아이팟 시리즈의 공식 단종, 최후의 모델이었던 아이팟 터치 단종을 발표하였습니다.

가끔 조용히 단종되는 제품들도 있는데 이렇게 공식적으로 보도자료를 냈다는 것은 그만큼 의미가 컸던 모델이 아닐까 싶습니다. 

늦긴했지만 간단하게 이번 아이팟 단종 보도자료와 제 경험을 토대로 돌아보는 글을 몇자 적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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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0월, 주머니 속의 1000곡(1,000 songs in your pocket)이라는 캐치프라이즈로 발표한 아이팟 오리지널이 공개되었습니다. 

지금 보면 보잘 것 없어보이는 5GB 용량과 10시간 재생 가능한 배터리 타임을 가진 MP3였지만 아주 의미가 큰 모델입니다.

초창기 모델은 맥만 지원하였고 파이어와이어 연결 등 대중화와는 거리가 먼 모델이었지만 세대를 거듭할 수록 엄청난 시장 점유율을 보여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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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D 사이즈를 한 단계 줄여 휴대성을 높인 아이팟 미니나 플래시 드라이브를 탑재하여 휴대성을 극대화한 아이팟 나노도 등장했습니다.

첫 시작은 맥을 중심으로 한 미디어 허브 역할 쯤 하는 제품으로 시작하였지만 아이팟 본연의 다양한 라인업을 갖춰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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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팟 셔플과 같은 초저가 라인업은 물론 아이폰에서 셀룰러 네트워크 기능을 제거한 아이팟 터치 같은 고가 라인업도 완성했습니다.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기 전까지는 아이팟이 가지는 위치는 상당하였고 점유율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저는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 초창기를 겪어왔었는데 그때 까지만 하더라도 아이팟을 쓰는 사람은 꽤 많았던것 같습니다.

저도 그 중 한명이기도 했고 약 10년 전에는 아이팟 터치를 가지고 놀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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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제 아이팟 시리즈를 사용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아이팟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MP3 플레이어들이 특수한 시장이 아니라면 거의 자취를 감춘 상태입니다.

단순 어학용이나 보안상의 이유로 기기를 사용할 수 없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아이팟을 쓰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제 돈주고 구매한 첫 애플 제품은 아이팟 셔플이었습니다.

당시 정가 65,000원이라는 가격은 애플 제품이라고 해도 부담이 없는 가격이었고 단순히 노래만 듣기에는 최적의 선택이었습니다.

 
액정도 없던 기기를 정말 잘 썼던 것 같은데요. 

노래를 랜덤 재생으로 두고, 보이스오버 기능으로 플레이리스트를 고르거나 노래 제목을 듣는 기능은 지금도 은근 쓸만한것 같습니다. 

 
클립식으로 여기저기 달아놓고 막 쓰기 정말 좋았던 기기였습니다.

고작 51mA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되는거라곤 노래 재생 밖에 없는 기기인데 말이죠 ㅎㅎ

 
많은 분들은 잘 아실 제 아이팟 터치 1세대.

사실 아이팟 터치 가지고 놀면서 본격적으로 블로그 활동을 했던것 같기도 합니다.

구매기도 올리고 여러가지로 사용해보면서 팁 같은것도 올리고 했었던 기억이네요.

 
당연히 지금도 작동 잘 되고 배터리 타임도 은근 짱짱하게 잘 가는 잔고장 없어서 기특한 아이팟 입니다.
 
2010년대 초반에 전자기기를 좋아하셨다면 아주 익숙하게 느껴질 배경화면도 그대로 입니다.
 
그냥 소장용으로 가끔 노래 들을 때 쓰려고 충전도 가끔 해주는데 켜서 볼때마다 참 신기하게 느껴지는 기기입니다.

탈옥해서 폴더 기능도 만들고 멀티태스킹 기능도 써보고, 테마 바꾸고 정말 별 짓거리를 다 했던것 같네요 ㅎㅎ

되돌아보면 그때 어떻게 그렇게 열심이었는지 생각나기도 하고 지금 하라고 하면 못할것 같습니다 ㅋㅋ

중간에 아이팟 미니도 몇대 업어와서 배터리 바꾸고, CF카드로 메모리 개조도 하고 참 재밌게 놀았던것 같네요. 

 

애플워치의 실질적인 조상님 뻘인 아이팟 나노 6세대도 어찌저찌 하다가 교환을 통해서 썼었습니다.

MP3 아이팟이긴 하지만 이렇게 클립으로 고정할 수 있는 스트랩들이 많이 나와서 여러개 구매해서 썼었죠.

이렇게 메탈 스트랩에 크로노 타입 시계 띄워두면 정말 전자 시계 같기도 하고 참 좋았습니다.

버튼을 눌러서 켜야하는 불편함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손목시계 용으로 매우 잘 썼고 이어폰 연결해서 노래는 덤이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가끔 블로그에 등장하면 "혹시 저 네모난 기계는 뭔가요?"라는 댓글이 달릴 정도로 잊혀져버린 기기 입니다.

아이팟 나노 6세대는 워낙 유명해서 설마 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아예 모르시는 분들도 나올법 하기도 하네요 ㅎㅎ

세탁기에 돌려버려서 생을 마감한 나노 7세대도 있긴 했지만 임팩트는 6세대가 훨씬 강했던것 같습니다.

물론 저 나노 7세대도 수업시간에 영화나 애니 보기에 최적이라서 매우 잘 썼습니

아무튼, 아이팟 클래식에서 정점을 찍었던것 같은데, 사용하던 터치 3세대를 지인의 클래식과 교환해서 영입했던 제품인데요.

아이팟 회춘 프로젝트의 시작이기도 했던 제품이고 배터리, 하우징, LCD, SSD등 여러가지 부분을 마개조해둔 제품입니다.

이 제품으로 클릭휠을 처음 써봤는데 지금 써봐도 참 신기한 물건이긴 합니다.

우연히 중고 장터에서 구매하여 2번째 아이팟 회춘 프로젝트를 하게 만들어준 아이팟 3세대도 있죠.

충전기를 이베이에서 직구하고 부품 사다 모으고 참 머리아픈 제품이긴 했는데 잘 작동은 됩니다.

사실 아직 다 소개 못한 제품도 있고 아이팟 회춘 프로젝트 하나 더 찍어야지 하고 부품만 사다 놓고 안한 제품들도 있긴 합니다.

아무튼, 한때의 이야기, 한 시절의 제품들이긴 하지만 지금 되돌아 보면 참 재밌는 제품들인 것 같네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애플 아이팟 시리즈가 세상에 첫선을 보인지 21년만에 단종이 되어 한편으로는 좀 슬퍼서 따로 글을 써봤습니다.

전자기기에 관심을 갖게 만들어준 제품이기도 하고 제가 블로그를 10여년이 넘게 하게 만들어준 제품이 바로 아이팟이었으니까요.

 

한 번 마지막을 장식할 스폐셜 에디션이 나오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했지만 그런것은 없이 보도자료 하나로 단종이라니 섭섭하기도 합니다.

이제는 이 시장이 워낙 돈이 안되는 시장이기도 하고 에어팟, 아이패드, 아이폰이 비교도 안되게 많이 팔리는 상황이라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시장이 다 죽어버린 아이팟 터치를 지금까지 팔아준 것도 사실 대단한 일이긴 했죠.

심지어 아이팟 터치도 재고 소진 전까지는 애플 공식 스토어에서 판매도 한다고 합니다.

하나 기념으로 구매할까 싶다가도 단순 소장용으로 사기에는 부담도 되고 안 쓸것 같아서 고민만 하고 있습니다 ㅎㅎ

중고 장터에서 아이팟 하나둘 사다 모으는 이상한 취미가 있어서 키워드 알림 걸어놓고는 하는데 가끔 아이팟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물론 대부분 에어팟과 아이팟을 헷갈려서 잘 못 적어둔게 대부분이기는 하지만요.

 

예전에는 아이팟 하면 다들 잘 알았는데 이제는 에어팟보다 아이팟을 모르는 시대가 와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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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아이팟 단종 소식은 당연한 수순이었지만 너무 아쉽기도한 소식입니다.

2001년 10월 23일부터, 2022년 5월 11일까지의 애플 아이팟의 역사가 마무리 되었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묘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전자기기의 역사에 있어서 아주 큰 사건이 일어난 시대에 살았다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뭐 이렇게 거창하게 말해봤자 사실 별거 없기는 합니다만.

그냥 지나가기는 아쉬워서 늦었지만 주저리 주저리 뻘끌 써봤습니다. 

 

별 내용은 아니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음악은 계속된다

iPod은 20여 년 전 출시이래 전 세계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하며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다.

www.apple.com